2010년 3월 19일 금요일
내 인생의 삼국지..
http://blog.naver.com/vondee/120000454258
"꼭 읽어야 하는.." 류의 책들이 있다..
三國志 도 그런 책들 중에 하나로 평가받는다..
하지만..
서점에는 너무 많은 종류의 三國志 가 있다..
그래서..
큰 맘먹고 삼국지를 읽어보려 해도
막상.. 서점에 가고 나서
한참을 망설이는 경우도 있다..
그도 그럴것이..
다른 고전들도 그렇지만
특히나 삼국지에 있어서는
'어떤 작가의 책으로 선택하느냐..?'
하는 문제가 곧..
'삼국지를 어떻게 이해하느냐?'
의 문제와 직결되기 때문일 것이다..
솔직히..
삼국지를 십수권의 책으로 읽는 다는건..
무척 부담스러운 일이다..
어릴 적에도 그랬고..
지금도 여전히 그렇다..
흔히들 이야기하는
삼국지의 병법, 영웅담, 계책.. --;
삼국지를 읽으면
꼭 이런 것을 배워야만 할 것 같은
부담감..
Oh~ No~!
.
.
.
고등학교 때인가..?
'책 쫌 봐야긋다.'
하는 건전한 마음을 갖고
동네서점에 들렀다..
소설.. 시집.. 에세이..
여기 저기 둘러보던 중에 발견한 책한권..
고우영 삼국지 ( 전5권 , 도서출판 우석, 초판발행 1987 )
만화 삼국지라..
생각나시는가..?
만화 명심보감, 만화 난중일기, 만화 삼국유사..
만화랍시고 청소년을
너무 얕보는 내용으로 구성된 조악한 책들..
처음에는 그런 류가 아닐까 생각했드랬다..
그래도 신기한 물건을 발견했다는 마음에
첫장을 펼쳤다..
심상찮다..
'유행가 가사에.. 욕지거리도 나오는 거 같고..
아무래도 애들이 보는 만화는 아닌가부다..'
하는 생각이 들었다..
하지만..
'그래도 만환데..' 하는 생각에
쉽사리 살 수 없었다..
더구나..
당시 책한권 가격이 4000원..
( 웁!스~ 한달 용돈인데.. )
대신..
서점에서 주인 아줌마 눈치를 엄청 받으며
한권을 다 읽을 요량으로 서 있었다..
( 서점에 손님이라곤 나혼자 였다.. )
한참 후 아줌마가 참다 못한듯 말했다..
'학생.. 그거 1000원 깍아 줄테니 가져가..'
( 오옷~! 횡재다.. )
서점을 나서서
집으로 들고 가는 길에서 읽었다..
가방을 던져두고
잠잘 때까지 읽었다..
삼국지에 대한
그간의 편견을 깨는 새로운 삼국지 였다.
바보 유비..
무대포 장비..
엘리트 조조..>
권력과 재물에 눈먼 관리들..
그리고..
지금과 전혀 다를 바 없는 민초들..
시대와 세대를 넘나드는 재미..
만화에서만 만날 수 있는
캐릭터 설정, 상황묘사..
내 기억으로는
그 날 이후 난생 처음으로
먹을 거 안먹고 용돈을 모아서
다섯권을 모두 사 읽었던 것 같다..
영웅의 이야기와 서민의 삶과
권력과 재물 싸움의 덧없음과
위정자를 향한 조소를
고우영 삼국지에서 만날 수 있었다.
.
.
.
그후 10년..
딴지일보를 통해서
고우영 삼국지가 재발행 되었다..
무삭제 완전판이란다..
( 고등학교 때 읽었던 책에는 여기저기 지워지고 덧씌워진 곳들이 더러 있었다. )
또 샀다..
그래도 재미있다.. ^^!
PS : 한낱 내 글로 고우영 삼국지를 표현하기란..
너무 모자란다는 생각이 든다..
무삭제 완전복원판 고우영 삼국지 ( 2CD, The DDanzi Group, 2001 )
관련글 나그네 님의 '삼국지'
-> http://blog.naver.com/yoneui/100000451936
기념관 님의 '책 기념관'
-> http://blog.naver.com/phoo94/20000414985
람람 님의 '십일일야화'
-> http://blog.naver.com/ramrhee/120000023196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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